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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Helpas 2009. 7. 23. 14:46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
남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사랑의 전부는 아닙니다. 자신을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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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만점 나왔습니다. 진심입니다.
 오늘 이 영광의 대상은 또다시 만나뵙게 된 '정선아'님이 출연하신 연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이하 평강이야기) 입니다.

 사실 '평강이야기'는 연극이 아니라 '뮤지컬'이라고 소개를 하는 게 맞겠군요. 뭐 영화건 연극이건, 게임을 제외하고는 사전 조사 없이 일단 보고 평가를 내리는 저이기에 이번에도 역시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정선아'님 출연 연극 이라고만 알고 와이프와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일단 제목부터 '평강이야기'이다보니 낯설지도 않고 뭔가 내가 알고 있는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보기 시작했습니다만,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나는 그 시점까지 저는 그 재미와 놀라움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 어떤 연극도, 뮤지컬도 아마 이보다는 못했으리라 감히 생각을 하네요.

 '평강이야기'의 배경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의 뒷 이야기이며, 주인공은 '연이'라는 이쁘장한 평강공주의 하녀 입니다. 우린 알 수 없지만 금의환향을 하는 온달과 평강공주의 소식을 듣고 그의 하녀 연이는 성격이 더러운(?) 평강공주를 피해 달아나게 되죠. 그리고 어느 숲속에서 자신도 평강공주처럼 되고자 합니다. 그곳에서 한 야생 소년을 만나고 그와 재미난 나날을 보내지만 내가 남이 될 수 없듯 연이는 곧 자신이 평강공주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깊은 실의에 빠지게 되면서 생기는 애간장타는 이야기가 바로 '평강이야기'의 주된 시나리오 입니다.

 시나리오가 어찌나 좋은지 저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무대 곳곳으로 시선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칭찬하고 싶었던 점은 바로 연극의 그 자체를 칭찬하고 싶더군요.
 '평강이야기'의 가장 큰 특징은 어떤 음악 없이 연기자들의 모두 아카펠라와 같이 직접 소리를 내며 진행을 합니다. 여기엔 배경 음악도 있고, 효과음도 있으며, 대사와 노래도 있습니다. 그들의 소리에 따라 지금 여기가 어디인지,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고 그덕에 공연의 이야기 속으로 더더욱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뿐만아니라 다소 직설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의 진행은 이 공연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그 메시지의 전달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주된 진행과 연기자들의 연기가 여기저기에서 발생하지 않고 관객들이 포커스를 두고 볼 수 있는 중심점에서 발생하다보니 그만큼 이야기 자체에 더욱 몰입 할 수 있게 되더군요. 그런 부분을 포함하여 저의 짧은 연극 지식에 있어서의 '평강이야기'는 마이너스 점수를 줄 수 없는 정말 뛰어난 수작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지인의 힘에 힘입어 '정선아'님이 참여하신 연극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평강이야기'에서도 그분 중심적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어쩔 수 없죠, 팔은 안으로 굽는다니까. 이후 '정선아'님께서 또 어떤 연극을 하시게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분의 톡톡 튀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명랑한 목소리는 어떤 연극, 영화를 하시게 되더라도 충분한 청량제가 되어 보는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안겨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네요.

 여러분, 자기 자신부터 사랑하세요. 아마 모든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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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으로 인해 영화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현 리뷰는 7월23일자로 수정 되었습니다.